예전에는. 정면돌파식의 거절밖에는 알지 못했다.
몇 번이고 쉼호흡을 하며 떨리는 마음으로.
거절한 후에는 눈물을 한바가지 쏟아내곤 했다.
다른 사람의 마음을 추측하지 않으려 애썼고-
그 사람이 직접적으로 그 마음을 고백하기 전까지는 그 마음을 알아도 몰랐다.
그리고 그 솔직한 고백에 대해 나 또한
'나는 당신을 좋아하지 않아요. 내 마음이 그래요.' 라고 정말 있는 그대로
뭐 하나 감추지도 꾸미지도 않고 솔직하게 대답했었다.
그게- 잘못되었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.
그러나.. 지혜롭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.
"죄송해요. 제가 요즘 여유가 없어서요."
"이번 주말에는 제가 너무 바쁘네요."
"그 영화는 다른 친구랑 보기로 이미 약속해서요. 죄송해요."
거절의 뜻을 담은 핑계거리를- 마치 거절하는 게 아닌듯이 이야기하는게 너무나 싫었다.
상처주는 거면서. 거절하는 거면서. 그렇게 돌려 말하는게 싫었다.
'이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고 한 것도 아니니까..' 하는 생각으로 몇 번 만나보기도 하고-
만나기도 전에, 그 사람은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괜히 '저는 당신 안 좋아해요.'라고 폭탄 선언을 하기도 했다.
근데 이제 조금씩..
돌려말하며 거절하는 법을 배워간다.
'솔직하게 말하는 것'이 나 자신에게는 좋을지 몰라도-
다른 사람에게는 잘못하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에.
아직 잘 모르겠다.
친절하게, 예의바르게, 돌려 말하며- 거절하는 것.
여전히 너무 불편하고 싫지만..
그렇게 하는 것이- 나에게도, 다른 사람에게도 결과적으로는 더 친절하고 지혜로운 방법.. 인 것 같으니.
한 번 해봐야지. 잘.
참 어렵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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