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박2일동안 멘토멘티들과 함께하는 여름캠프가 끝난 토요일 저녁.
마음은 가득 찬 듯 했지만 몸은 정말이지 너무나 피곤했던 그 저녁.
사무실을 나서, 서점에서 책을 읽고 있는 종훈이를 만나러 갔다.
일주일 휴가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는 종훈이 :)
휴가인데도- 바쁜 여자친구는 함께 시간을 보내주지 못했다.
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며 이 곳 저 곳을 다닌 종훈이-
함께하지 못했는데도 종훈이가 어디에 갔는지, 누구를 만났는지, 그래서 마음이 어땠는지-
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종훈이는 나에게 자주 연락을 해주었다.
캠프 전날, 그리고 캠프 1박 2일 동안 나는 서운할 정도로 연락을 하지 못했는데도..
또또, 미안하고 고맙고.
토요일에도 저녁이 되어서야 만날 수 있었는데,
종훈이는 불평하나 없이 날 기다려주었다.
만나자마자- 다리가 아픈 나로 인해
우리는 한참을 길거리에 앉아 있었다.
그 와중에도 남은 일을 하느라 핸드폰을 들고 있는 나를 또 잠잠히 기다려주고.
처음 가보는 파스타 가게 "In urban" 에서 맛있는 파스타와 피자를 먹었다 :)
어두운 조명 속에서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.
이야기하다가 나는 또- 눈물을 보이기도 하고.
종훈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반짝이며 내 얘기를 들어주고.
헤헤. 함께 앉아있을 예쁜 카페를 찾아 돌아다니다가
정말 마음에 드는 공간을 찾았다 :)
홍대카페 "밤삼킨 별"
내부가 정말 예쁘게, 아기자기하게- 느낌있게 꾸며져 있다 :)
장난감으로 가득찬 방도 있고, 책으로 가득 찬 방도 있고..
창 하나하나가 예쁘고, 분위기 있다.
내부도 예쁘지만..
우리는 밖에 자리를 정하고 앉았다 :)
담을 따라 넝쿨들이 자라 있고-
위로는 나무가 있고-
자연스럽게 놓여져있는 테이블과 의자.
모든게 마음에 들었다.
헤헤. 움직일 일이 많을 때면 늘 나와 함께하는 보라색 키플링 가방.
대학생활을 내내 함께했고
터키도, 그리스도, 중국도, 미국도-
열심히 돌아다닌 보라색 가방.
테이블 위에 놓여져있던 작은 화분.
이 곳이 낮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-
밤과- 특히 여름밤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공간인 듯하다.
다정한 종훈이 :)
종훈이는 아니라고 하지만-
나한테 종훈이는 늘 '져주는 남자'다.
본질상 부산남자 라며 놀리기도 하지만-
정말로 다정한 부산남자.
종훈이가 남겨놓은 내 모습.
나는 아포가토를 찍고 있었나보다 :P
내 뒤에는 오로지 담쟁이넝쿨.
좋아요 :)
오호. '큐브라떼' 라는 흥미로운 이름의 커피가 있어서 주문해보았다 :)
그랬더니 이렇게 귀여운 우유와 시럽이 함께 나왔다.
컵에 답겨 있는 것은 에스프레소 아이스큐브 :)
컵에 우유를 넣으면 아이스큐브가 서서히 녹으며 맛있는 라떼가 된다.
우유맛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너무 마음에 들더라 :)
기분에 따라 적당히 녹여 먹으면 좋을 듯.
헤헤 마음에 들어. 커피를 좋아하는 엄마에게도 말해주었다.
그리고 아포가토 :)
대학 다닐 때부터 좋아했던 아포가토. 커피맛을 잘 모르고 달달한 것만 좋아하던 나에게 딱이었던. 호호.
예쁜 밤 카페. 밤삼킨 별에서의 우리 :)
너무 피곤하지만 않았다면-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이 우리에게 허락되었더라면
한참을 앉아 있어보고 싶은 카페였다.
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포가토가 뭔지 몰랐던 종훈이 ㅋㅋ
취향도 다르고 경험도 다르고-
같은 학교를 다녔지만 함께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우리. 신기해.
잠을 잊어가며 일하고 난 후- 종훈이와 이야기하며 내 스스로도 많은 것이 정리 됨을 느낀다.
내가 느낀 것이 무엇인지, 내가 앞으로 더 생각하고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듯하다.
내가 받은 은혜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느끼고,
그 큰 은혜 받은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.
하나님이 한 사람 옆에 엄마라는 존재를 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를 느끼고
그 엄마라는 존재를 누리지 못한 아이들에게 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된다.
'사람들과 연결되어 살아야 겠다'는 생각을 하게 된 이유.
그 이유와 생각을 종훈이와 나누었을 때,
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해준 종훈이가 고맙다. 종훈이와 함께할 수 있음이 고맙다.
종훈이가 최근에 가지게 된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:)
종훈이의 이야기를 듣는데- 나도 따라 관심이 생긴다.
사람에 대해, 사람의 마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종훈이가 참 귀하다.
같이 잘 찾아보아야지. 우리가 해야 할 일을 :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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